빈센트라는 사람의 삶은 아주 약간 흥미롭고 그의 얘기에 관심이 가지만… 솔직히 너무 두서없는 얘기다. 이건 순전히 글쓴이의 탓인 것 같다. 마치 사춘기 소년의 감성적인 어휘로 가득찬 일기장 같이 뭔가 잡히지 않는다.
“인간 본능의 하나가 뭔 줄 알아? 얼굴을 보며 지껄이는 것을 선호한다는 거야. 소통의 효율 면에서도 그래. 휴대 전화로 통화하는 것보다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때 메시지가 더 분명하게 전달 되잖아.”
“아, 어쩌다 질문 없는 인생을 살게 됐을까?”
“진짜 시간을 얻는 나만의 비법이 뭔 줄 알아?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어. 그리고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나의 시간을 바라보는 거야. 순간순간 내 삶이 흘러가는 게 보이겠지. 나는 누구였지? 내가 뭘 할 때 좋아하지? 이런 질문의 시간이 필요해. 일종의 타자화라고 할까?”
간편한 관계의 즐거움이 분명 있는데, 그럼에도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는 이들의 속셈은 딴데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어느 시절의 사람 관계는 ‘시리어스’보다는 ‘캐쥬얼’이 낫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서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짐작할 수 있는 사이. 옆에서 제 사는 이야기를 흘러가듯 털어놔도 알 만큼 아는 사이. 그런 캐주얼한 관계가 늘어나면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