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

색다른 얘기는 없었지만 외국어 공부에 대해서 요즘 나오는 책들이 형형색색의 형광빛이라면 이 책은 30촉짜리 백열등 같은 느낌이다. 1909년 생인 지은이가 설명하는 헝가리의 시대적 상황이 너무 예전이기도 하고 문체도 옛스러워 더 그런 느낌이기도…

같은 이유로 화려한 내용은 없지만 어쨌든 그 시대에 다중언어 구사자라니… 단순히 다중 언어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통역가로서 활동할 정도라니 사실 쉽게 믿기지는 않는다.

씁쓸하지만 한 번은 언급되어야 하는 교훈이 있다. 날마다 그리고 한 주도 안 거르고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만 언어 학습에 쏟은 시간이 날아가 버리지 않는다.

당연하고 제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최소(!) 10~12시간을 투자가 필수라고 말하고 있다.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언어 학습을 일이나 여가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고 언어 학습이 일이나 여가를 희생시키는 게 아니라 보충하는 개념이어야 한다.

좋은 발음을 익히려면 듣기만 해도 된다는 망상도 있다.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피켜 스케이트 세계 챔피언들을 열심히 보면 이튿날 아이스링크에서 트리플 루프나 더블 악셀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챔피언과 트레이너들은 한 단계, 한 단계씩 절대 멈추지 않고 천 가지는 될 세세한 부분까지 헌신적인 노력으로 완벽을 향해 다가간다. 평균적인 언어 학습자는 언어 올림피아드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하지만 노래를 배우는 사람은 누구나 오랜 시간, 수년 동안 음계를 연습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나는 어수선한 단어장을 쓰도록 온 마음을 다해서 추천한다. 옥구슬 같은 글자로 깔끔하게 새겨진 줄들은 마치 사막의 풍경과도 같다. 모두 한데 섞여서 졸리게 만들어 버린다. 기억력이 매달릴 곳이 없다. 다양한 도구(펜, 연필, 색연필)을 써서 다양한 스타일로(비스듬하게, 꼿꼿하게, 소문자로, 대문자로 등등) 써야 탄탄하고 꾸준한 발판을 얻게 된다.

소요시간 + 관심 = 성과

지은이가 사용하는 “언어 애호가”라는 표현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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