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멋져 오늘은 조퇴

나만의 소리

만약 내 손에 바이올린이 있다면, 오케스트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나의 바이올린을 잘 켜는 것이다. 난 바이올린과 콘트라베이스를 함께 연주할 수 없으며, 오보에가 틀린 것을 알았다고 해도 도중에 일어나 화를 낼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그저 내가 맡은 부분을 잘 연주해내는 것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남의 일에 상관할 겨를이 없어진다. 나를 비난하는 소리에도 신경 쓸 틈이 없다. 연주가 끝날 때까지, 그저 내 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상적인 삶

나의 꿈은 단순하다. 매일 영화를 세 편 정도 보고, 소설을 몇 페이지 읽고, 두어 시간 산책하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유희열 라디오 천구> 재방송을 듣다 잠그는 것이다. 소소한 일상이 꿈이라 참 다행이다. 세계 정복이 꿈이라면 얼마나 피곤한 인생이겠는가. 그러고 보면 악당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전 아이들에게 꼴찌가 될 것을 알아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라고 가르쳤습니다.”

가장 큰게 혼난 이유는 붓을 물통에 넣어둔 채 집에 갔기 때문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고 말고를 떠나 자세가 틀려먹은 짓이라는 이유였다. 질풍노도의 반항기 가득 찬 시절이었지만, 자세와 태도는 의지를 반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행동을 반성했다. 그 후로 적어도 내 자리, 내 도구만큼은 누구보다 깨끗하게 관리했다. 뭐, 그렇다고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런 의지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선택을 해온 거라고.
그 수많은 선택 가운데는
꽤 괜찮은 선택도 있고, 물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난 누구도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 싶지 않다면,
그 대신 자기 일은 스스로 선택해야 하고,
대신 조금 더… 대신 조금 더 외로워져야 한다.

우리 너무 멀리 보는 거 아닌가요?
보이지 않을 만큼 멀더라도 종점은 정해둘 필요가 있지. 정해 놓은 점을 향해 계속 걷다 보면, 어느 순간에 거기 닿게 되거든. 사람은 바라보는 쪽으로 걷는 법이니까.

첫사랑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생 사랑하지 않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첫 번째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생 꿈꾸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도 역시 바보 같은 짓이다.

아니다. 길 위에 서 있다면 그냥 그 길을 걸으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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