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를 읽은 후 이 작가의 책은 앞으로 볼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 내가 뭐 지은이를 보고 책을 고르는 스타일을 아니라서 모르고 시작했다가 읽으면서 알게 됐다.
여전히… 나에게는 거부감이 있다. 지난 책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결론을 향한 예시와 근거가 좀 억지스러운 느낌이고 빈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주제나 고민의 방향이 좋아서 지난 번 책보다는 좀 더 좋았다.
웹에서 이미지를 찾을 수 없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지은이는 개인의 노력과 성과가 세부적으로 평가받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얘기하면서 그렇지 못한 경험으로 조별과제 얘기를 하는 부분이다. 내용과 상관없이 실제 회사에서도 조별과제의 리더와 같은 형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아서 캡쳐 해보았다. 학교의 조별과제는 해본 적이 없지만 사회에서는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의 성향에 따라 조별과제의 리더같은 모습이 연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사실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리더의 잘못이기도 하고… 아마…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 임명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건 바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다. 어떤 조직이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려면, 그 조직 내에서 누가 승진하고 누가 해고되는지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말이 있다.
현시대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업무 범위 이상의 열정을 통해 나타나는 성과가 더 높은 승진과 더 많은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직 안에서 근무하지만 조직과 상사로부터 돌아오는 부당한 상황을 참지 않고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개인보호주의’가 새롭게 각인됐다. 따라서 문지방이라는 경계에 올라서서, 티나지 않게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문지방이라는 표현은 물리적으로 회사 안과 밖을 뜻하는게 아니라 심리적인 경계라고 말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하는 직장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월급을 축내는 느낌을 타인에게 주지도 않는… “조용한 사직”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게… 요즘의 문제인가?
2020년 미국의 비즈니스 전문 잡지 <CEO월드>에서는 신생아 사망률, 병원 보유율과 같은 복지 관련 점수와 학교 진학률, 문맹률과 같은 교육과 삶의 질 관련 점수를 종합해 전 세계에서 아이를 낳기 가장 좋은 나라를 선정했다. 해당 조사에서 전 세계 1등을 한 나라는 바로 세계 최저 출산 국가인 한국이었다. 한국은 신생아 사망률이 낮고 병원의 수가 많다는 점, 문맹률이 낮고 미취학 아동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학교가 많다는 점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전 세계에서 아이를 낳기 좋은 나라 1위로 선정된 것이다.
출산에 대한 요즘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나온 얘기인데 충격적이어서 표시해놨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정부의 출산율 대책을 볼 때마다 뭔가 핵심을 못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비슷한 내용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육아 휴직을 정책적으로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말이다.
지은이의 말대로 공정이란 단어를 정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더 큰 테두리에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이고 단순히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면 인정이라도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