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초반이 무려 1979년에 나온 책이다. 그 이후 40년동안 4번의 개정을 해왔고… 이렇게 오래된 책인줄은 미쳐 몰랐다. 다산 선생이 불과 200여년전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오래된 책인 것 같다.

그래서인가…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오래된 책이라서 그렇다기 보다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용어, 지명들이 나오는데 일일이 주석을 달아주긴 했으나 아무래도 읽기는 힘들었다. 옛스런 표현들도 단어를 풀어서 이해하려니 느낌이 살지 않는 듯 하고…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 내 자신이 추스려지고 몸을 바르게 세우게 되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에 비스듬히 드러눕고 옆으로 삐딱하게 서고,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서도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혁구습 같은 조목에는 눕기를 좋아하는 것, 농담 잘하는 것, 성질내는 것, 바둑이나 장기에 미치는 것, 권모술수 쓰는 것, 속이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네가 양계를 한다고 들었는데 양계란 참 좋은 일이긴 하지만 이것에도 품위있는 것과 비천한 것,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차이가 있다. 농서를 잘 읽어서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보아라. 색깔을 나누어 길러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보면서 다른 집 닭보다 살찌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도록 길러야 한다.

위의 내용을 보면 아무래도 다산 선생은 A형인 것 같다. 그것도 트리플A형이지 싶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는데 옳고 그름의 기준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에 관한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옳음을 고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이고, 둘째는 옳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경우이다. 세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을 얻음이요, 마지막 가장 낮은 단계는 그름을 추종하고 해를 보는 경우이다.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그 일을 하지 말 것이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이 두 마디 말을 늘 외우고서 실천한다면 크게는 하늘을 섬길 수 있고 작게는 한 가정을 보전할 수 있을 거다.

성호 이익 선생은 어렸을 시절에 매우 가난하였다. 가을 수확이 겨우 12석이었는데 이를 열두 달에 분배해놓고 열흘 뒤에 식량이 떨어지게 되면 즉기 달리 다른 물건을 변통하여 팔아서 곡식을 얻어다가 죽을 끓이도록 마련해두고 새달 초하루가 되어야 비로소 곳집 속의 곡식을 꺼내다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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